베트남 침대의 긴 베개 — 죽부인의 사촌입니다

베트남 침대의 긴 베개 — 죽부인의 사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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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에 처음 오셔서 침실을 둘러보시면, 침대 한가운데 놓인 길쭉한 원통 모양 베개가 먼저 눈에 띌 거예요. 호텔이든 레지던스든 거의 빠짐없이 놓여 있죠. 딱히 설명해 주는 사람이 없다 보니, 다들 처음엔 그냥 한쪽으로 치워두고 주무시곤 합니다.

하지만 이 베개, 사실 한국분들에게 그리 낯선 물건은 아니랍니다.

죽부인의 사촌입니다

베트남어로 gối ôm(고이 옴), 글자 그대로 풀면 "안는 베개"라는 뜻이에요. 예전에 할머니 댁에서 보하셨던 죽부인과 쓰임새가 정확히 같습니다.

죽부인은 대나무를 쪼개 안을 비워 만들었지요. 안고 자면 몸에서 팔다리가 자연스럽게 떨어져 그 사이로 바람이 살살 통하곤 했습니다. 베트남의 gối ôm도 똑같은 역할을 해요. 다만 대나무 대신 부드러운 속통이 채워져 있어 몸에 닿는 느낌이 딱딱하지 않다는 점이 다를 뿐입니다.

한국에서 죽부인이 차츰 잊혀간 이유는 의외로 간단해요. 여름이 석 달 남짓으로 짧은 데다 집마다 에어컨이 들어왔으니까요. 반면 베트남에서 이 베개가 여전히 침대마다 자리를 지키는 이유도 같아요. 이곳에서는 그 무더운 여름이 일 년 내내 계속되기 때문입니다.

왜 효과가 있는가

사람이 옆으로 누워 자다 보면 자연스레 위쪽 팔과 다리가 아래쪽 팔다리에 포개집니다. 그렇게 서로 살이 맞닿는 자리에 열과 땀이 쉽게 갇히게 되지요. 무릎 안쪽이나 허벅지 사이, 겨드랑이 밑처럼 공기가 통하기 힘든 구석들이 그렇습니다.

선선한 한국의 가을밤이라면 괜찮겠지만, 습도가 80%를 넘고 기온이 30도에 달하는 이곳의 밤에는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살끼리 붙은 자리가 눅눅해져 새벽녘에 잠을 깨게 만드는 주범이 되곤 하거든요.

원통 베개를 안고 자면 자연스럽게 팔다리 사이에 틈이 생기고 바람이 지나갑니다. 지극히 단순한 원리이지만, 열대 아시아 나라마다 이런 형태의 베개가 존재하는 건 바로 이 때문입니다.

덤으로 얻는 것

물리치료사들이 자주 이야기하는 장점이 하나 더 있어요. 무언가를 안고 옆으로 누우면 위쪽 골반이 앞쪽으로 쏠리지 않아서 허리가 비틀리는 것을 막아줍니다. 평소 옆으로 잘 때 허리가 뻐근하셨던 분들이 베트남에 오셔서 뜻밖에 편안함을 느끼시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고르실 때 보셔야 할 것

길이. 베트남의 일반적인 제품들은 보통 100~110cm 정도입니다. 길이가 짧으면 팔로만 안게 되고 위쪽 다리는 끝자락에서 미끄러져 내려가, 결국 다리끼리 다시 닿게 돼요. 팔과 다리를 한꺼번에 여유 있게 받쳐주려면 길이가 충분해야 합니다.

단단함. 지나치게 푹신하고 물렁한 속통은 다리를 얹어놓은 지 한 시간만 지나도 푹 꺼져버립니다. 그러면 통풍을 위해 만들어둔 틈새가 다시 닫혀버리지요. 애써 틈을 만들어 시원하게 자려고 산 물건인데 의미가 없어지는 셈입니다. 저가형 제품을 쓰실 때 가장 자주 나오는 아쉬움이기도 합니다.

커버 원단. 많은 분들이 속통만 보시고 겉감은 지나치시곤 하는데, 사실 가장 신경 쓰셔야 할 부분은 커버입니다.

커버가 시원함을 결정합니다

안는 베개는 일반 머리 베개보다 살에 닿는 면적이 넓고, 닿아 있는 시간 역시 길어요. 하필이면 열과 땀이 가장 잘 고이는 부위에 직접 밀착되죠. 그래서 침구 전체를 통틀어 커버 원단의 영향이 가장 크게 드러나는 곳이 바로 이 안는 베개입니다.

일반 면 커버는 땀을 흡수하지만, 습도가 높은 베트남 기후 특성상 그 수분을 머금은 채 밤새 팔 안쪽에 축축하게 남아있기 쉽습니다. 반면 열을 내보내는 기능성 원단은 닿는 순간의 온기를 머물게 하지 않고 밖으로 내보내는 방식으로 작동합니다.

저희 안는 베개 커버 역시 저희 침구 세트와 동일한 Ice Spandex Tech 2.0 원단으로 만듭니다. 폴리아미드 86.6%에 스판덱스 13.4% 조합인데요, 폴리아미드 소재가 피부에 닿을 때의 열감을 빠르게 덜어주고, 뛰어난 신축성 덕분에 원통형 속통에 주름 없이 착 감깁니다.

그렇다고 이 원단이 모든 분의 취향에 맞는다고 말씀드리지는 않아요. 면이나 텐셀 원단과의 솔직한 비교 및 단점까지도 베트남 기후에 맞는 소재 안내 페이지에 적어두었으니 참고해 주시면 좋습니다.

아무도 알려 주지 않는 관리법

세탁은 커버만 하시고 속통은 세탁하지 마세요. 지퍼를 열어 커버만 분리해 주시면 됩니다. 마이크로파이버 속통 자체는 물세탁보다 바람 잘 통하는 그늘에 말려주시는 편이 낫습니다.

생각하시는 것보다 자주 바람을 쐬어주세요. 습도가 높은 곳에선 피부에 직접 닿는 물건일수록 통풍이 잘 되어야 쾌적함이 오래갑니다. 햇빛이 너무 강한 곳보다는 바람이 통하는 그늘에 몇 시간 놓아두시는 것으로 충분합니다.

커버보다는 속통을 먼저 바꿔주시는 게 좋습니다. 오래 쓰다 보면 속통이 눌려 팔다리 사이의 틈을 충분히 만들어주지 못하게 되는데, 사실 그 틈이야말로 이 베개를 베고 자는 가장 큰 이유이니까요. 겉 커버는 생각보다 훨씬 오래 씁니다.

반드시 한 분당 하나씩 따로 쓰세요. 부부가 하나의 베개를 나눠 쓰시면 두 분 모두 충분한 공기 틈을 얻지 못해 시원함을 느끼기 어렵습니다.

직접 안아 보시는 편이 빠릅니다

사실 이런 안는 베개는 무더운 밤을 직접 겪어보기 전까지는 굳이 왜 필요한지 감이 잘 오지 않지요. 지금 호찌민에 계신다면 투득(Thủ Đức) 창고에 오셔서 직접 안아보고 결정하시는 것이 가장 확실합니다.

JUDY DRAP — 169/36 Lương Định Của, An Khánh, Thủ Đức
월요일~토요일 10:30 – 17:30 · 일요일 휴무 · 전화 / Zalo: 0854 225 656

베트남 침구가 처음이시라면 한국분들을 위한 침구 가이드부터 둘러보시고, 매트리스 크기가 고민이실 땐 사이즈 변환표를 확인해 주세요. 한국의 더블과 킹 사이즈는 베트남 침구 규격과 정확히 일치합니다.

직접 감촉을 확인하고 안아본 뒤 결정하고 싶으시다면, 169/36 Lương Định Của (An Khánh, Thủ Đức)에 위치한 저희 창고 매장에 편하게 들러주세요. 오전 10시 30분부터 오후 5시 30분까지 열려 있고 일요일은 쉬어갑니다. 꼭 구매하지 않으셔도 괜찮으니 부담 없이 오세요. 언제나 반갑게 맞아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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